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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꼬마에게 배운 귀엽게 화내는 법

· 댓글개 · 버섯공주

모처럼의 주말, 뒹굴거림을 만끽하며 내 세상이다! 소리치고 싶을 만큼 여유를 즐기고 있는 오후였습니다. 지난 주에 보지 못했던 예능프로그램을 다시 보려고 하고 있는데 현관문에서 자꾸 툭툭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노크를 한다고 하기에도 너무나도 약한 소리였던 터라 '무슨 소리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함께 TV를 보고 있던 동생과 어머니, 저 모두 그냥 바람 때문에 나는 소리인가? 라며 별 생각 없이 지나치려던 찰라, 다시금 툭툭툭 하는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뭐야…"

제가 무슨 소리인가 싶어 나가니 아무도 없더군요. 그러나 또 다시 툭툭툭. 멈추는 듯 하면 다시 들리고, 다시 들리는 듯 하면 멈추는 소리에 잔뜩 예민해 졌습니다.

이번엔 동생이 벌떡 일어나 현관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툭툭툭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문을 열어 보고서는 "어디서 자꾸 툭툭 거리는 거야?" 라며 문을 열어 보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또 한참 TV를 보고 있는데 또 한번 툭툭툭 하는 소리가 들려 분명히 누군가가 장난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문을 세차게 열었습니다.

동생도 저도 잔뜩 예민해져서 누구인지 잡히기만 해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또 다시 "아무도 없네" 라며 문을 닫으려는 순간, 문 뒤쪽에 숨어 있다가 빼꼼 내미는, 커 봤자 제 허리 정도 높이의 키를 가진 남자 꼬마 아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꼬마 아이들을 봐도 나이를 좀처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섯 살 혹은 여섯 살 정도의 꼬마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여기 수민이네 집 아니에요?"
"아닌데?"
"여기 수민이네 집이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수민이 없어요?"
"여기 수민이네 집 아니라니까. 수민이 여기 없어."
"아니에요. 여기가 수민이네 집이라고 했어요."
"아, 아니라니까! 집에 가!"

여러 번의 툭툭 거리는 소리에 이미 잔뜩 예민해져 있었던 터라 꼬마 아이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민이 타령에 동생은 버럭 "집에 가!" 라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저도 옆에서 그 상황을 보고 있었지만 여러 번의 툭툭 거리는 소리에 저도 잔뜩 예민해져 있었던 터라 심술이 나 있었죠.

잠자코 그 자리에 서서 자리를 떠나지 않던 꼬마 아이가 갑자기 내지르듯 동생과 저를 향해 "미워요!" 한마디를 하고선 뒤돌아 뛰어 가더군요.

미워요!
미워요!
미워요!


순간 동생과 저는 얼굴을 마주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어머니도 옆에서 듣고 계시다가 "아, 너무 귀엽잖아. 귀여운 꼬마 아이한테 왜 그러냐?" 하시더군요.

그 어린 나이의 꼬마에게는 아마도 자신이 기분이 나빠 내지를 수 있는 가장 나쁜 말을 내뱉은 것 같습니다. '미워요!' 를 외치고 뒤돌아 뛰어가는 꼬마 아이를 보며 한없이 그 아이에게 미안해 지더군요. 그냥 좋게 '미안한데 여기는 수민이 집이 아니야' 라고 타이를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길거리에서 종종 서로 의견충돌이 일어나 싸우는 광경도 목격하곤 하지만 어른들의 싸움의 세계(욕은 기본이며, 언성을 높이고 심할 땐 주먹이 오가는)를 봐오다 "미워요!" 한마디를 내뱉고 냅다 도망가는 꼬마 아이를 보니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저렇게 순진한 아이들의 모습에 비해 화가 나면 욕부터 하고, 언성부터 높이고, 폭력을 휘두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기도 했구요.

+덧 ) 한편으로는 "혹시 남자친구와 말다툼을 하게 되면 감정적으로 화를 내기 이전에 저 말을 꼭 써먹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넌지시 해 봅니다. (안싸우는게 제일 좋지만!)
최대한 그 꼬마 아이처럼 귀엽게~ "미워요!" 흐흐. (근데 귀엽게 안 봐주고 더 크게 화내면 어떡하죠? ㅠ_ㅠ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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