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장모님보다 지혜로운 아내가 무서운 이유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여 연애를 하고, 그 사랑이 이어져 결혼까지 무사히 골인하기까지! 솔직히 연애를 하고 결혼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 속에서의 힘듦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와닿지 않습니다. 결혼준비를 하며 '이래서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라고 하는구나-' 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고 하죠.  

사회생활을 하며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친구들. 오랜만에 서로의 생활에 바빠 마주할 수 없었는데 힘겹게 모두가 모인 술자리, 처음으로 또래 남자 아이가 우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본 것 같습니다.

 

"야, 너 왜 그래?"
"술에 취했지? 하하."

 

모두가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이런 저런 농담을 던져 보기도 했지만 정말 닭똥처럼 뚝뚝 떨어지는 남자의 눈물에 남자동기들도, 여자동기들도 어찌할 수가 없더군요.

 

"나 이 결혼 포기할까봐."
"에이, 왜 그래?"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성병진단서를 떼오게"

자네가 우리 딸 아이를 만나기 전, 얼마나 많은 여자를 만나고 다녔는지 가늠할 수 없지 않은가? 영업직이라 들었네. 접대 자리 전혀 나가 보지 않았을리도 없고. 요즘 각종 성병도 성행하고 있다고 하니 보건소에 가면 저렴하게 진단서를 뗄 수 있으니 성병진단서를 떼오게.

 

"보험 수혜자는 내 이름으로 하겠네"

내 딸 아이 보험을 내가 이 아이 낳자마자 줄곧 넣어둔 게 있는데, 수혜자는 내 딸과 자네가 결혼하기 전, 내 명의로 변경하겠네. 지정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수혜자는 자네가 될 것 아닌가? 이에 대해 이의있는가?

 

"부동산은 반드시 공동명의로 하게"

혹여 자네와 내 딸이 이혼하고 나서라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특히, 거금이 들어간 부동산은 반드시 공동명의로 하는게 좋을 듯 하네. 이혼 안할거라는 말은 하지 말게. 사람일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채무관계를 확실히 하게"

자네가 직장생활 번듯하게 잘 하고 있다는 건 익히 들었네만 자네 쪽 채무관계에 대해 확인할 길이 없으니 채무관계 좀 확실히 공개 해 줬으면 하네. 공증까지 받아오면 더 없이 좋고. 공증하는 비용도 영업사원이니 잘 알겠지만 얼마 들지 않아.

 

"내 딸 아이가 가져가는 차도 고려해야 되지 않겠나?"

얼마전 자네 차량 처분했다고 들었네. 새로 차 구입할 생각말고, 내 딸 아이에게 SM5 차량이 있는 걸 쓰게. 신혼인데 굳이 차 2대 있어 봤자 유지비만 많이 들어. 그리고 내 딸 아이 차 가져가게 되면 그 금액만큼은 감액해줘야 되지 않겠나?  중고가로 1400 중반에서 1500 초반 선대의 시세를 형성 하고 있다고 하니 자네 쪽에서도 이를 감안해서 결혼자금 준비해 주게. 

 

솔직히 제가 들은 이야기는 이보다 더 많습니다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여기까지네요. 고이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가면서도 남자 입장에서는 질릴만도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러면서 전 마음 속으로 하나 하나 기억해 두고 있었습니다. 푸하핫)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다 맞는 말씀이신데 말이죠. 다만, 문제는 아무리 결혼이 집안 대 집안의 만남이라지만 위의 사항을 남자친구가 아내가 될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곧 장모님이 될 분에게 통보받다시피 들어야 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혹, 뭐 그런 일로 남자가 울고 그러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제 그가 안고 가야 할 문제는 단순히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양가 집안의 어른의 입장을 고려하고 행동해야 했기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 또한 한 몫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술자리가 끝날 때쯤 되어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결혼한 선배가 "야, 너 와이프 될 사람 좀 오라고 해 봐!" 라며 상당히 늦은 시각, 갑작스레 그의 여자친구를 불렀습니다. 오죽하면 이 아이가 힘들다고 울겠냐며 아내 될 사람은 뭘 하는거냐며 한 소리 하겠다며 큰 소리 뻥뻥 치며 불렀는데 말이죠.

어수선한 술자리에서 너무나도 단아한 정장 차림의 여자분이 들어오더군요.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 드리죠? 결혼 전에 제가 먼저 정식 자리 만들어서 인사드렸어야 되는데. 죄송해요. 술 많이 드셨어요?" 라며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더니 보온병에서 꿀물을 꺼내 모두에게 한 잔, 한 잔, 건네는 모습에서 모두 깜짝 놀랬습니다.

 

출처 : 유리팬카페(http://cafe.naver.com/yurigenial/11694)

                 보온병을 들고 있는 소녀시대 유리, 이러고보니 천사가 따로 없구나!!!

너무나도 다소곳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폐를 끼쳐 너무 죄송하다며 남자친구에게 술도 약한데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면 어떡하냐며, 속은 괜찮냐고 물으며 먼저 "요즘 우리 어머니 때문에 많이 힘들지? 미안해. 너무 미안해." 라고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어느 누구도 그 여자친구를 향해 한 마디 할 수 없었습니다.

독한 장모님이건, 아니건, 분명한 사실 하나는 그 여자친구는 정말 지혜롭다는 겁니다. '우리 어머니가 뭐 틀린 말씀하셨냐?' 라며 자신의 어머니 입장에 서서 이야기 했거나 '넌 왜 고작 그런 일로 여러 사람 앞에 쪽팔리게 울고 그러냐?''그 늦은 시각, 술자리에 날 왜 부르냐?'와 같은 행동을 했더라면 분명 이 결혼은 성사되지 못했겠죠.

그 늦은 시각, 소 황당할 수 있는 술자리에서도 머리부터 발 끝까지 단아한 모습으로 찾아와서 연신 그의 친구들에게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남자친구에게도 우리 어머니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모두가 엄지를 치켜 세웠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꿀물 한 잔에 넘어간걸까요? 그녀의 지혜로움에 넘어간걸까요? 당시, 결혼한 선배의 마지막 말이 우리가 하고픈 말을 대신해 주더군요.

"야, 사내 녀석이! 이렇게 좋은 아내를 얻으려면 그 정도는 참아야지!"

 

+ 덧붙임) 독한 장모님으로 힘들다던 그의 투정 조차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 버린 그녀의 지혜로움에 절로 탄성이 나오더군요. 결혼식에서 더할 나위 없이 큰 축복을 받으며 두 사람은 결혼을 했답니다. "그 때 독한 장모님 때문에 이 결혼 포기했다면 평생 후회할 뻔 했다"고 이야기하는 남자 동기의 말을 들으니, 정말 독한 장모님보다 지혜로운 아내가 훨씬 무서운 것 같습니다. ^^ (저도 지혜로운 여자가 되겠어요! 이 악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