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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의 연애, 결혼은 다른 사람과?

· 댓글개 · 버섯공주

7년 넘게 여자친구와 연애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그 남자를 향해 모두가 엄지를 치켜 세웠습니다. 그런 그를 보고 모두가 "저런 사람이야 말로 결혼하고 나서도 한결 같이 아내 그리고 가족에게 잘 할 사람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잦은 회식으로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하더라도 늦게라도 잠깐 여자친구에게 얼굴 도장을 찍기도 하는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으로 사내에서도, 연애에 있어서도 외부 사람들 사이에서도 성실한 사람, 올바른 사람, 다정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이런 소문이라면 얼마든지 여기저기 소문 낼만하죠)

저 또한 그 사람을 알게 된 것은 관계 회사 모임에 참여 했다가 너무 칭찬이 자자한 인물인지라, 호기심에 얼굴을 한 번 봤었습니다. 이미 그러한 소문에 젖어 들어 있었기에 그 사람이 인사하는 그 모습을 딱 한번만 보았을 뿐인데도 "참 멋진 사람이다" 라는 호감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호의적인 미소를 보이면서 겸손하게 이야기 하는 태도를 보고 괜히 그런 소문이 도는 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사랑인 여자친구와 7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 하나하나에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 나와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지어지게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이 사람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와! 드디어 결혼하나 보네? 여자친구분 좋겠다!"
"음"
"왜?"
"다시 소문이 날 것 같아."
"그럼. 소문 날 만하지. 이미 뭐 여자친구와 7년 넘게 연애 한 건 알만한 사람들 다 아는 거고. 결혼인데!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그 여자가 그 여자가 아닌가벼…-_-"

"뭐?"

순식간에 온몸에 닭살이 돋는 듯한 느낌과 쭈뼛 거리는 머리카락. 저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임에도 그 말을 듣고 나자 마자 왠지 모를 배신감마저 느껴지는 건 뭘까요.


"그 때 그 여자분이 아니야?"
"청첩장을 받았는데 이름이 달라서 그 쪽 회사분에게 물어봤더니 이번에 새로 입사한 여직원이래."
"응?"
"사내 커플인거지."
"7년 만난 여자분은?"
"뭐… 헤어졌나 보지."

바로 두 달 전인데, 바로 두 달 전,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 했을 때만 해도 7년 사귄 여자친구분에 대한 자랑을 잔뜩 늘어 놓던 분인데, 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사할 때면 그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매번 머리 속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고 이름을 함께 기억하는 편인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다시 하얗게 변하는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도 배신감 느끼지?"
"그러게."
"누구나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데, 묘하게 배신감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나 뭔가 그 사람을 보면서 희망적이었던 연애에 대한 환상이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야."

저를 비롯하여 몇몇 분들이 청첩장을 받고선 아니나 다를까 또다시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사람인지라 그러한 소문 속 그 남자가 왜 7년 사귄 여자와 헤어지고 새로 입사한 여직원과 결혼하는 걸까? 라는 호기심과 묘한 배신감을 느끼곤 했습니다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 남자에 대한 시선과 소문이 다시 순식간에 반대의 시각으로 돌아 소문이 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 소문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7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 양가 어른들의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심하게 다투게 되었고 결국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연애는 두 사람 사이의 문제로 끝날 수 있지만,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집안과 집안의 문제이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남자가 바람이 난 건가봐' '여자가 바람이 난거 아닐까?' '어쩌다 둘이 헤어졌을까?'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234fe68a94acd8649295146e9deb4e7c

집안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헤어진 경우였음에도 이러저러한 소문 속에서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연예인들은 사생활이 없냐며 사생활 침해를 운운하는 현실 속, 막상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보니 직장 내에서도 캠퍼스 안에서도 이러저러한 소문 속 주인공이 다른 이가 될 수 있는가 하면 바로 그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해 집니다.


연애, 그 하나만으로도 쉽지 않은 문제인데 결혼의 문제는 그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문제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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