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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영화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 사랑, 우정, 그리고 도전 - 노스페이스

· 댓글개 · 버섯공주

남자친구와 함께 보게 된 영화. 영화 제목이 '노스페이스' 였던지라, 그저 아웃도어 브랜드가 앞서 떠올라 실소를 짓고 있었다.

"난 노스페이스."
"난 K2"
"음, 그럼 난..."

거기다 노스페이스가 다소 딱딱한 어투의 독일 영화라는 점과 아무래도 산악 영화이다 보니 산을 오르는 장면이 등장 할 텐데 이전 한 산악 영화에서 너무나도 어설픈 합성 장면으로 실망했던 터라 이번 영화도 그러한 실망스러운 장면이 등장하진 않을지 걱정스러웠다. 아니, 그저 그 모든 것을 떠나, '산악 영화' 라고 하면 '지루하다' 라는 생각이 앞서는 지라 별 기대 없이 본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어느 순간 깊게 몰입한 나를 볼 수 있었다. 노스페이스를 단순히 산악영화로 단정지어 표현하기엔 루이즈와 토니의 사랑, 토니와 에디의 우정이 너무나도 절절하다. 그리고 정상(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그 길을 모색하고 찾아 나서는 모습에서는 정말 전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음, 아무래도 남자친구와 함께 보다 보니, 루이즈와 토니의 사랑에 더욱 관심이 갔던 것이 사실이다. 루이즈와 토니는 과거 연인 사이였지만, 이미 루이즈에겐 새로운 연인(상사)이 있었고, 토니는 그러한 루이즈를 그저 덤덤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직장 상사이자, 새로운 연인

아이거 북벽 정복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아이거 북벽 아래 호텔에서 여유롭게 술을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쌍안경으로 아이거 북벽을 보는 루이즈와 루이즈의 상사.
그들과는 반대로 악천후 속에서도 힘겹게 아이거 북벽 정복에 나선 산악인들(이들 중 토니와 에디가 포함되어 있다).

초반엔 루이즈는 토니를 그저 '성공을 위한 구실'로 여기는 듯 했다. 토니가 북벽 정복에 가장 먼저 성공하면 자신이 그 무시무시하다는 아이거 정복 현장을 멋진 사진과 함께 취재 기사를 쓸 수 있으니 말이다. (토니가 과거의 연인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루이즈는 어느 기자보다 토니에 대해 자세한 기사거리를 내놓을 수 있을 테니)

하지만, 점차적으로 거세지는 눈보라와 눈사태 속에서 루이즈는 토니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미, 그토록 대단한 산악인인 토니와 앤디이건만, 그들을 따르던 윌리가 부상을 당하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가장 찡했던 하이라이트는 역시, 마지막 장면이지 않나 싶다. 남자친구와 함께 보며 절로 남자친구 손을 꼭 잡게 되었다. (응?)

죽음의 산이라 불리는 아이거 북벽 초등정복에 나섰다가 동료를 구하기 위해 하산 하던 중 구조대의 실수로 고작 3m의 자일이 모자라 사랑하는 여자 루이즈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다. "토니"를 외치며 애타게 힘을 내라고 하는 루이즈. 하지만, 이미 온 몸이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토니. 해피엔딩일 줄 알았던 이 영화는 그렇게 슬프게 막을 내렸다.

실제 안타깝게 숨을 거둔 독일 산악인 토니 쿠르츠의 마지막 모습의 사진과 촬영 장면 사진을 보고선 정말 '헉'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대단하다 싶을 만큼 훌륭하게 재현해 내지 않았나 싶다.

- 1936년 3m의 자일이 모자라 구조대가 보는 앞에서 죽은 토니 쿠르츠의 모습(위)
- 실제와 똑같이 재현한 독일 영화 <노스페이스>의 마지막 장면(아래)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다큐멘터리 리얼리즘을 살리고자 핸드헬드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한다. 역시, 그래서 이렇게나 숨막히게 짜릿했구나...

<노스페이스>는 <클리프행어>나 <버티칼 리미트>같은 할리우드 산악 영화처럼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인공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보단 자연 그대로를 다루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Northface 란? 북반구에서 산의 북쪽이 일반적으로 가장 춥고 얼음으로 뒤덮여 있으며 등산하기 가장 힘든 곳

기존 생각해 왔던 산악 영화에서 벗어나 너무나도 감동적이면서 벅찬 영화이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기에 더욱 그 의미가 깊이 새겨지는 듯 하다.

+ 덧)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강추! 산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산을 좋아하게 될 것만 같아요. 노스페이스는 6월 3일에 개봉된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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