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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 이별 후 후폭풍에 대한 단상

· 댓글개 · 버섯공주

이별 후 후폭풍에 대한 단상 - 이별 후폭풍 남자에게만 올까?

"사랑한 거 맞긴 해?"
"그럼!"
"그런데 그렇게 멀쩡했던 거야? 이별하고 난 후에도? 이별하고 나면 제정신이 아니잖아. 보통... 일도 제대로 못하고..."

 

주5일 얼굴을 매일 보다시피 하는 직장 동료이자, 친구와 커피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과거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7년 가까이 이어왔던 또 한 번의 연애가 종료되고 난 후, 7개월간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않고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잘 지내온 제 모습이 꽤 놀라웠던 모양입니다. 

 

"언제 헤어졌다구? 12월? 지난해 12월? 헐!"

 

전혀 몰랐다고 말하는 친구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당연하지! 내색 안했으니까!"

 

이별 후 7개월간 내색하지 않고 잘 지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인정하지 않아서인 듯 합니다. 이별 했음에도 이별 했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이죠.

 

그러다 이별 후 후폭풍이 찾아온 건 새벽 2시, 새벽 3시경 걸려온 뜬금없는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전혀! 마음에도 없는! 전혀! 환영할 수 없는! 나이 지긋한 비호감 남의 새벽녘 술에 취한 전화 몇 통을 받고 난 후, 남자친구에게 고자질 하고 싶어졌으니 말이죠.

 

"오빠가 혼내줘! 이 사람, 술 먹고 나한테 전화하잖아! 내가 싫어하는 이 사람이!" 라며 말이죠.

 

이 사람을 혼내 달라고, 이 사람 나쁘다고 고자질할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그 또한 이별 후 이기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안그래야지- 했는데 저 역시, 술 먹고 전화한 그 사람과 다를 바 없더군요. 술만 마시지 않았을 뿐, 이미 이별한지 5개월이나 지나서 상대방에게 보고 싶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었으니 말이죠.

 

 

이별 후 5개월 사이, 사실 다시 만날 기회는 충분히 있었는데 말이죠.

 

남자친구의 생일도 있었고, 제 생일도 있었고, 기념일도 있었고. 다시 그 인연을 이어가고자 했다면 5개월이나 훌쩍 지나서가 아닌, 더 늦기 전에 이어갔어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별했다고 하기엔 다음날, 난 너무 멀쩡하게 새벽에 일어나 수영도 가고, 회사생활도 정말 열심히 하고... 퇴근 후 회식자리에서 깔깔대며 웃었어."
"신기하다. 이별한 지 5개월만에 후폭풍이라니. 이별 후 후폭풍은 주로 남자에게 찾아오는 거 아냐?"
"이별 후 후폭풍이 아니었던거지. 나한텐. 진짜 인연이라면 다시 이어질 거라 믿고 기다린 시간이었다고 생각해. 그 5개월간은."
"지금은?"
"그렇게 끝난 연애. 연애의 끝."

 

날카롭게 칼날을 세우고 이별을 고하더니. 5개월이나 지나 이별 후 후폭풍이랍시고 보고 싶다고 상대방을 잡아두려 한 것도. 한참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어.리.석.은.짓.' 

 

곰곰이 생각해 보면 5개월이 지나 찾아온 건 '이별 후 후폭풍'이 아니라, '이기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짜 그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붙잡으려 했던 게 아니라, 당장 내가 아쉬우니 찾게 되는 이기적인 마음 말이죠.

 

아마도 그런 이기적인 마음으로 다시 그 연애를 이어갔더라면 또 그 결말은 뻔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단 한 번의 이별이 오기 전, 더 배려하고 아끼며 행복하게 이어가는게 맞는 것 같아요.

 

한 번의 이별이 겨우. 다시 이어진다고 해도 두 번의 이별, 세 번의 이별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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