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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 임신부와 노부부의 대화가 충격이었던 이유

· 댓글개 · 버섯공주

지하철 안 임신부와 노부부의 대화가 충격이었던 이유 - 부정적인 사람이 되지 말자

퇴근 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 다른 한쪽이 유달리 시끄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성이 오가는 것 같기도 하고. 궁금한 마음에 좀 더 가까이 가서 상황을 보았는데요.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30대로 보이는 한 여성분. 겉 모습으로는 구별이 쉽지 않지만, 직감적으로 임신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분을 둘러싸고 머리에 흰 눈이 내리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실갱이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 또! 이전 지하철에서도 본 적 있는 익숙한 장면이네. 또 임신부에게 자리 내놓으라고 하시나 봐.'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흔히 보게 되는 자리 다툼이라 생각했습니다.

 

뭔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합세해서 젊은 여성분을 몰아세우는 분위기. 한숨을 쉬며 등돌리던 찰라,

 

"아유. 요즘은 임산부 보기가 드물어."
"앉으세요. 할머니."
"아냐. 나 아직 건강해. 빨리 앉아. 몇 주라고 그랬지? 아유. 정말 이런 때에 조심해야 해. 우리 손녀 생각 나네."
"얼른 앉아. 괜찮아. 괜찮아. 얼른."

 

뭐지? 이 예상과 전혀 다른 대화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임신부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얼른 앉으라고 하시는 모습. 사람들이 모여 있다- 는 이유로 '또 싸우나 봐.' 라고 지레 짐작한 제가 민망해지더군요.

 

"저기. 김과장님."
"또 뭐에요? 왜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르기만 해도 잔뜩 찡그린 인상으로 쳐다보는 분이 있습니다. 전화만 해도 전화를 받을 때부터 이미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분이 있습니다.

 

"뭔데요? 또 뭐 잘못됐어요?"
"아, 그게 아니라. 이 케이크 귀엽지 않아요? 진짜 작죠? 아까 점심 먹고 오다가 보여서 샀어요. 바쁘실 텐데 드시면서 하세요."

 

모니터만 보고 사람이 와도 뒤돌아 보지 않던. 번번이 이유 없는 짜증을 내던 분이 이제 막 입사한 신입이 건넨 미니 케이크에 적잖이 당황하셨습니다. 회사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일단, 업무 이야기일거라 짐작하고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도 전에 '갑'이 되어 '을'을 상대하듯 행동하시던 그 분. 

 

제대로 듣기도 전에, 상황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이럴 거야' 라는 추측으로 행동하던 그 분. '난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정작 제가 그 분과 닮아 가고 있다는 생각에 식겁했습니다. -_-;;

 

학창시절에는 돌만 굴러도 까르르 웃고 낙엽만 굴러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소소한 것에 크게 반응하고 같은 것을 보더라도 좀 더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사회생활을 하며 긍정적이기 보다는 점점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듯 하고 제대로 듣고, 제대로 보기도 전에 지레 짐작하는 경우가 많아 지는 듯 합니다. ㅠ_ㅠ

 

안돼에에에에에!

 

 

+ 덧)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오빠,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모여 있더라구. 그래서 난 싸우는 줄 알았거든?"
"응. 그런데? 왜? 싸우고 있던 게 아니었어?"
"응. 아니더라구. 충격이야. 부정적으로 바꼈나 봐."
"뭐가 충격이야. 그 한번으로 너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단정 짓는게 더 부정적이야. 이번 기회에 깨닫게 된 게 더 좋은거 아니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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