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영화, 영화 코리아를 보고 난 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영화, 영화 코리아를 보고 난 후
모처럼 이른 퇴근 후, 남자친구와 함께 향한 곳은 왕십리 CGV. 제가 개인적으로 하지원을 무척 좋아하는데, (과거 하지원 실물을 보고 완전 반했거든요) +_+ 혹 코리아 시사회에서 하지원을 또 볼 수 있을까 하여 영화 '코리아' 시사회 현장을 찾았습니다만... 뭐 시사회는 시사회일 뿐, 하지원은 없었습니다... 아쉽...
개인적으로 스포츠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다소 생소한 탁구는 더욱이 -_-;;
관심 밖인지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습니다. 다만, 영화 코리아는 실화에 픽션을 가미한 영화인만큼 또 다른 감동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 것도 사실입니다.
2009년에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 또한 영화 '코리아'처럼 스포츠 영화인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유사한데 당시에도 별 기대 않고 봤다가 크게 감동했었으니 말이죠.
국가대표에 등장하는 배우들 역시, 연기력이 출중했는데 영화 '코리아' 속 현정화 역의 하지원, 리분희 역의 배두나 두 사람 모두 연기를 잘하고 좋아하는 배우이다 보니 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영화 '코리아'는1991년 41회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되었던 남북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KAL기 폭파사건 이후 급격히 경색된 남북 간의 분위기를 와해하고 화해를 시도하고자 열린 1990년 남북 고위급 회담. 우선적으로 체육 교류를 통해 정치적 긴장을 해소하고자 했던 남한과 북한은 당시 한창 붐이 일었던 탁구와 축구의 단일팀 구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이에 사상 최초로 남북 탁구 단일팀이 결성되었습니다.
남북한의 극적인 최종 협상 타결로 분단 이후 최초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 '코리아'.
네트를 사이에 두고 우승을 겨루는 적이자 라이벌로 마주서야 했던 남한과 북한의 탁구선수들이 처음으로 한 팀이 되어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
원하지 않았지만, 한 팀이 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쉽게 단합된 팀웍을 이루지 못하는 과정을 그린 모습이 먼저 봤던 스포츠 영화 '국가대표'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국가대표'는 목표를 이루고 서로 성취의 기쁨을 나누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에서 저 또한 스크린 속 주인공이 된 것 마냥 감격의 눈물을 흘렸었는데요. 반면, 영화 '코리아'는 감격의 눈물이 아닌 그런 감격을 느끼기도 전에 이별 해야만 하는 모습에서 씁쓸하면서도 짠한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실제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현 상황도 돌아보게 하고요.
우승과 함께 찾아온 기약 없는 작별.
이후 21년간 단 한번도 함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던 '코리아'의 선수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생각 마저 듭니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진한 여운이 남는 듯 합니다.
"난 뭐라고 인사해야 해. '연락할게'도 안되고, '편지할게'도 안되고, 난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