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맞닿아 있는 눈덮인 설천봉, 무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무주리조트/덕유산설천봉/알로프랑스]
"그래도 무주에 왔으면 곤도라 한번 타보셔야죠?"
스키 장비를 준비해 오지 않아 다음으로 미룰까 하다 알로프랑스 펜션 사장님의 말씀에 솔깃하여 무주리조트로 향했습니다. 곤도라를 타기 위해서 말이죠.
2011/12/18 - [나를 말하다/여행하기 좋은 날] - 연인끼리 함께 가기 좋은 곳, 무주 프로방스 펜션 알로프랑스(2)
2011/12/18 - [나를 말하다/여행하기 좋은 날] - 하늘과 맞닿아 있는 눈덮인 설천봉, 무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무주리조트/덕유산설천봉/알로프랑스]
차량이 없다 보니 이동하기 불편했는데, 알로프랑스 사장님이 친절하게 무주리조트 곤도라 매표소까지 데려다 주셨어요. ^^ 뚜벅이 커플에겐 이런 서비스가 너무나도 소중하답니다.
저희가 도착하니 스키장 개장을 위해 인공눈을 뿌리고 있더라고요. 흩날리는 인공눈 사이로 무지개가 보였는데 너무 예뻤어요.
스키 못타서 못가요- 라고 미루지 않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 봐도 '안 갔으면 어쩔 뻔 했나' 싶네요.
남자친구와 곤도라 매표소에서 곤도로 탑승을 위해 표를 끊었습니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더라고요. (저희가 곤도라를 타고 내려올 때 쯤, 사람이 몰렸어요) 그래서일까요. 더 낭만적이기도 했습니다.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 정상, 설천봉에 가까워 짐에 따라 시내가 더욱 더 드넓게 펼쳐져 보였습니다. 날씨가 맑으면 대전까지 보인다고 하셨는데, 보고 있어도 어디가 대전인지 모르니… ㅡ.ㅡ 끄응-
"안무서워. 재미나기만 한 걸 뭐. 오빤 무서워?"
"아, 아니… 나도 안무서워…"
곤도라가 높이 올라갈수록 표정이 잔뜩 굳어있는 남자친구를 힐끗 쳐다 보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무서워하는 게 눈에 빤히 보이는데도 꿋꿋이 무섭지 않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피식) 곤도라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20분 남짓 소요된 것 같아요.
무주리조트 곤도라에서 내리자 눈 앞에 펼쳐진 설경에 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와아! 와아! 와아!
흰 눈을 보고 마냥 좋아 날띄는 강아지처럼 여기저기 폴짝폴짝 뛰어 다녔습니다. 제가 뛰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한 어린 아이도 덩달아 뛰더라고요.
무주에서 미리 밟아보는 하얀 눈.
잠시 제가 담아온 설경을 감상해 보세요!
인증샷을 여러 장 남기고선 남자친구와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빨리 우리 동네에도 눈이 왔음 좋겠다. 펑펑. 화이트 크리스마스면 더 좋고!"
눈사람을 만들며 놀다 보니 옆에 우뚝 솟아 있는 구상나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제주도 한라산이 원산지인 구상나무는 망개나무, 미선나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라고 합니다. 빙하기 때 한반도 끝 제주도까지 그 세력을 확장했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만년전 빙하기가 끝나면서 한반도 내의 기온이 상승하자 대부분 자연 도태되고 한라산 덕유산 정상 주위에서만 살아 남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희귀 수목이래요.
구상나무, 너무 매력적이죠?
손만 조금만 뻗으면 하늘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덕유산 설천봉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드넓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경기도 인근에 있으면서 '한국이 참 아름다운 곳이구나' 라는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무주 여행을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 자연의 아름다움을 아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저희 커플은 뚜벅이인만큼 서울로 가는 막차가 5시라 아쉬움을 남긴 채 예정 시간보다 좀 더 일찍 곤도라를 타고 내려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아름다운 설경이 어우러진 무주.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너무나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무주 덕유산국립공원 설천봉과 아기자기 아름다웠던 펜션 알로프랑스까지!
"안녕! 다음에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