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연애, 오랫동안 연애하는 방법
연애를 시작한 커플이라면 기억해야 할 것
제 블로그 명이기도 하지만, '버섯공주세계정복'의 의미를 아시나요?
버섯공주는 제가 학창 시절 헤어 스타일로 인해 별명으로 들어왔던 '버섯'에 제가 일방적으로 듣고 싶은 '공주'를 붙여 만든 닉네임입니다. '세계정복'은 의외로 실제 이 세상을 정복하는 의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2의 히틀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고요. ㅠ_ㅠ
제가 의미하는 세계정복은 제가 속한 세계, 제가 그려놓은 세계를 정복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그 세계는 직장생활이 될 수 있고, 가족 간의 관계가 될 수 있고, 블로거로서의 활동, 남자 친구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될 수도 있고요.
원만하고 행복하게, 제가 꿈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잘 꾸려 나가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Q. 뜬금없이 '버섯공주세계정복'의 정의를 내리는 이유는?
오늘 이야기 할 '세계'의 의미가 제 블로그 명의 '세계'와 일치하기 때문에 주절이 주절이 끄적여 봤어요.
"남자 친구 만나야 되지 않아?"
"남자 친구?"
"주말에 남자 친구랑 약속 없어?"
"응. 약속 없는데?"
언제부턴가 제 친구들이 제가 연애를 시작한 후, 항상 남자 친구를 만나지 않는지를 확인하더군요.
동기들과 모임을 가져도 저의 의사와 무관하게 '버섯은 남자 친구가 있으니까 아마 모임에 참석 못할 거야'라고 전제를 하고 조심스레 참석 가능한지 물어보기도 하고요.
"회사 콘도 예약했네? 남자 친구와 여름휴가로 여행 가는 거야?"
"아니. 가족과 여행 다녀오려고."
마찬가지로 남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회사에서 알고 난 후, 제가 휴가를 내거나 퇴근 할 때면 종종 남자친구와의 약속인지 확인을 하더군요.
남자친구가 생기고 난 후, '나' 보다는 '남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주위의 반응이 이상했습니다. '나'랑 약속을 잡는 건데 왜 자꾸 '남자 친구'가 어떤지 묻는 걸까? 라며 말이죠.
연애를 하다 보니 '나, 자신이 사라졌다!'
그들이 그러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다름 아닌, 과거의 제 행동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 문자 중 -
[어디야? 오늘 만날까? 나 너네 학교 근처야.]
[응. 나갈게!]
"너 왜 그렇게 폰을 만져?"
"남자 친구가 근처에 있대."
"아..."
-
- 문자 중 -
[오늘 뭐해?]
[동기들과 모임 있어. 지금 모임중.]
[에이, 그러지 말고 나랑 영화 보자. 맛있는 것도 사줄게.]
[음... 그럴까? 그럼.]
"얘들아, 미안. 나 오늘은 먼저 들어가 볼게."
"뭐야?남자 친구가 데리러 온 거야?"
연애를 하며 모든 것이 '상대방'에게 맞춰져 있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좋아하는 감정에 지나치게 빠져서 정작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상대방의 콜 한 번에 달려 나갔고, 상대방이 부르면 언제든 모임을 하다가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상대방에 맞춰져 정작 가장 중요한 제 자신을 잊고 지냈더군요.
집착하는 그녀? 변심한 그 남자? 사실은
개인적으로 제가 첫 연애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로 이겁니다.
'상대방의 세계 인정해 주기' 말이죠.
첫 연애인만큼 좋아하는 감정이 너무 커서 모든 것에서 '상대방'이 최우선이 되었고, 그렇다 보니 상대방에게도 똑같이 '나를 최우선'으로 여겨주길 강요했었습니다.
"아, 너무 힘들어. 나 오늘 연구소에서 날새야 될 것 같아."
"어? 그럼 오늘 못 만나는 거야?"
"응. 미안해."
"난 그래도 오빠가 우선인데, 오빤 아닌가 보구나?"
"아, 정말 미안해. 교수님이 부르신다. 미안.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오빤 항상 그렇지! 나보다 일이 중요하지?"
'난 오빠가 우선이었는데, 오빤 왜 그렇지 못한 거야?' 라며, 상대방의 행동에 배신감과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상대방은 강요한 적 없었고, 그저 상대방의 제안에 응한 건 제 자신이었음에도 '나도 그렇게 했으니 너도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었던 거죠.
남자 친구만을 바라보고 쫓아가다 정작 가장 소중한 제 자신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달았습니다. 깨달았을 때쯤엔 남남이 되어 있더군요. (애인도 놓치고, 나 자신도 놓치고 ㅠ_ㅠ)
서로 함께 사랑하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고, 자신의 세계만을 존중해 줄 것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것은 사랑이 아닌, 구속이나 집착이 되어 버리기 일쑤입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시간과 세계만 인정해 주다 보면 정작 중요한 자신을 놓치게 됩니다.
한 사람은 "너 왜 그렇게 집착하냐?"를 외치고, 다른 한 사람은 "너 변했구나!"를 외칩니다.
상대방의 세계와 나의 세계를 조율하자
"어디야?"
"나 지금 회식 중이야. 좀 늦을 것 같은데, 지금 통화하기 곤란해. 있다 내가 전화할게. 미안."
"응. 회식 잘하고. 집에 갈 때 연락해. 걱정되니까."
"응. 고마워. 있다 봐."
회사일로, 혹은 내가 좋아하는 모임으로 바쁠 때면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대충 해!' 혹은 '평생 그 일 할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공 들이냐?'가 아닌, '그래. 넌 잘할 거야! 열심히 해!' '많이 바쁘겠구나. 그래도 힘내!'라고 응원하는 애인이 그리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쓰다 보니 주절이 주절이 길어졌네요. 뭐, 오늘 제 포스팅의 요점은 이렇습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당신, 당신이 사랑하는 상대방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하듯, 당신의 세계를 아끼고 사랑하세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당신, 자신이 자신의 세계를 아끼고 사랑하듯, 상대방의 세계를 인정하고 존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