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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었던 긴장감

버섯공주 2011. 8. 31. 08:44

 

어머니와 함께 모처럼 데이트를 했습니다. 용산에 위치한 CGV로 고고씽! CGV용산은 용산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신용산역 4번 출구로 나와 아이파크몰로 들어가면 된답니다.  


TV 예고편을 보고 꼭 보고 싶은 영화로 콕 집어 두었던 '최종병기 활'

 

영화 제목만 보고서는 '또 여러 사람들이 우르르 나와 피만 철철 흘리고, 전쟁 씬만 가득한 영화인가 보다' 했었습니다. 스토리 없는 전쟁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죠. 헌데, 예고편을 보니 영화 제목 그대로 '활'이라는 소재가 주가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 가더라고요. 활이 주는 참신함에 기대가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종병기 활에 등장하는 박해일(남이)과 류승룡(쥬신타) 모두 제가 좋아하는 연기자이기 때문에 더 기대하고 보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_+
 


영화를 보고서야 '공주의 남자'에 등장하는 문채원씨가 자인역을 맡았다는 것을 인지했네요. 문채원씨가 맡은 자인은 '공주의 남자'에서 보다 더 매력적인 역할로 나오는 것 같아요. 무관의 딸답게 자기 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는 무력을 갖추고 있고, 쉽게 자신의 목숨을 버리지도, 구걸하지도 않는 그야말로 호감형 여성 캐릭터입니다. 꺄아~

 

 

영화 초반, 시작부터 심장이 두근거리는 듯한 심장 박동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심장이 뛰는 소리가 아니라 영화 배경음으로 심장이 요동치는 듯한 소리를 옅게 깔린 것 같습니다. 저만의 착각은 아니겠죠? ㅡ.ㅡ

 

영화는 초반부터 긴장감 있게 시작됩니다. 하지만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역적으로 몰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오누이가 자라 또 다시 치열한 전쟁(병자호란)의 한 복판에 놓이게 되고 누이 동생이 끌려가는 상황에서 오라비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 다니죠.

 

병자호란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극중 만주어 대사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특히, 어느 배우보다 만주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류승룡을 보며 "멋있다!"를 연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좀 더 영화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조선의 남이(박해일)가 구사하는 곡사는 휘어 날아가 예측 불가능한 공격을 할 수 있어 매복에 유리하며, 적이 미처 방어할 틈 없이 치명타를 입힐 수 있습니다.
 


보통 화살의 1/3 크기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애깃살은 속도와 힘, 사거리를 동시에 갖춘 강력한 병기로 빠르게 날아가 단숨에 적의 숨통을 끊죠. 내 스탈이야! +_+

반대로 쥬신타(류승룡)는 신체를 절단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힘을 지닌 화살인 육량시를 사용하는데 일반 화살촉이 10~11g정도인데 비해 육량시는 촉의 무게만 240g에 달하며 실제로 적의 방패를 부수기 위한 용도로 쓰였을 만큼 육중한 힘을 자랑합니다.
 

극중 배우와 사용하는 화살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애깃살은 박해일스럽고, 육량시는 류승룡스러워요. (응?)

 


같은 활, 같은 화살을 사용했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각기 다른 활과 화살을 사용하니 더 화려해 보이고 초 집중해서 보게 된 것 같네요. 빠른 전개와 속도감, 스펙터클한 추격 액션씬까지 너무 좋았습니다.

 

맑은 사슴 눈망울을 가진 +_+ 박해일 못지 않게 영화를 보는 내내 '매력적이구나!'를 외쳤던 또 한 명의 배우.


85년생의 박기웅이라는 배우입니다. 도르곤 왕자 역인데요. 오우. 매력이 좔좔~+_+

 


이 도르곤 왕자가 영화에서는 여자를 밝히는 호색한의;;; 다소 없어 보이는 인물로 그려졌지만, ㅡ.ㅡ 실제 역사에서는 (호색한도 사실이긴 하지만) 왕이 되어 정치를 잘했던 어진 임금이라고 하네요. 어쨌건 영화는 허구이니 말이죠. 도르곤 왕자는 역사와 다르게 여자 밝히다 불에 타 죽습니다. -.-

 

아포칼립토를 본 분들은 최종병기 활의 표절의혹을 내비치며 실망한 듯 한 분위기였는데요. 전 아포칼립토라는 영화를 보지 않아서인지 편하게 봤습니다. (봤다면 나도 실망했으려나...)

 

최종병기 활. 등장하는 배우가 모두 각자의 캐릭터에 잘 녹아 들어 영화를 재미있게 잘 살려준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한국영화이기도 하고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봤던 최종병기 활. 2시간이 넘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어요.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올라오는 자막을 보며 갑갑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서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실테죠. 영화를 보실 분을 위해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명대사 >> 두려움은 직면하면 그 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