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연애중

여자들은 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 당신은 김용건이 아닙니다

버섯공주 2021. 8. 10. 23:47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어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회사로 출근한 어느날, 직장 상사가 제게 물었습니다.

"드디어 남자친구와 헤어진겨?"

농담으로 하신 말씀이었지만, 꽤나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단발머리 = 이별공식?

'아니.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머리 잘랐다고 연인과 헤어졌다고 생각하는거지?'

뒤이어 직장 상사가 한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랑 나이가 동갑인데, (저기, 상무님과 동갑이면 50대 아닌가요?) 요즘 많이 외로운가봐. 만나볼래? (저기, 외로우시면 또래를 만나시지, 왜 저를?) 서울 핵심지에 있는 ㅇㅇ아파트 두 채 가지고 있어. 알지? 거기 재건축 하면 날아가는거. 지금도 이미 탑이잖아." (저기, 돈 보고 그 사람을 만나보라는건가요?)

당시 20대 신입사원이었던터라, 돈 많은 남자라면 혹 할 줄 알았는지 구구절절 나이 많은 남자를 소개시켜 주며 오로지 돈과 자산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전 서울 핵심지에 있는 아파트에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무엇보다 그 상사분 연배가 저희 아버지 뻘이었던터라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제정신이야? 아, 지나고 나서도 분이 안풀리네. 그 자리에서 질렀어야 되나."
"미쳤네. 미쳤어."

직장 상사이다 보니, 그 말을 듣고 곧장 화를 낼 순 없었지만 (그럴 겨를도 없었네요) 솟구친 화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얼마전 또 한 번 비슷한 말을 들었어요.

여자들은 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연예인 남자배우인 김용건의 혼전임신 스캔들로 하루종일 시끄러웠는데요. 배우 김용건 나이가 75세인데 비해 그 여인의 나이가 무려 39세 연하라는 부분 때문이었는데요. 20대 여성이 60대 남성을 만났다는 것에 대해 모두가 황당한데, 그 와중에 당당하게 질문하시는 이 분.

"허허. 여자들이 그런가봐? 여자들이 나이 많은 남자를 좋아하나?" (음흉미소)

마치 '나도 나이가 많으니 젊은 여자들이 나 좋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말을 입가에 머금은 채,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모습에 함께 있던 여자직원들이 모두 '으악!' 소리 질렀습니다. 특정 여자가 그렇다고 하여 그 여자를 일반화 시켜 대다수의 여자가 그렇다- 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모순,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분은 김용건 배우처럼 재산 분할로 이슈가 있을만큼의 이렇다할 재산이 어마어마하게 있는 분도 아니었습니다. (일단 재력이라도 갖추고 와서 언급해 보시죠)

그 여자는 '나이 많은 남자' 김용건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돈도 많은) 김용건'을 좋아하는데 김용건 배우의 나이가 많은 거겠죠. (물론, 사람이 좋은 게 아니라 100% 뒷배경(만) 좋았을 수도 있구요)

어쨌거나 그 사람은 김용건이 아닌데,

60대 상사분이 '혹시... 나도... (가능)???' 하는 표정으로 20대 젊은 여자직원들을 둘러 보던 표정이 잊혀지지 않네요. 

어우... 소름...

우우-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