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인대수술 후, 발목인대수술 보조기 착용하고 있어요 - 발목인대수술 후기 (1)
발목인대수술 후, 발목인대수술 보조기 착용중 - 발목인대수술 후기 (1)
발목 인대 수술 결정을 하기까지, 그리고 수술하고 나서도 끊임없이 발목인대수술 정보를 수집했던 것처럼 저처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까 글 남깁니다.
진단서에 따르면 < 발목 및 발 부위의 인대의 파열 > 로 분류되고 수술명은 < 관절경적 전거비 인대 봉합 > 에 해당 됩니다. 무절개 수술이며 내시경으로 인대만 봉합한 수술이랍니다.
나름 건강한 편이라 자부하던 저였기에, 인대파열 진단 받은 첫 날,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에 쉽게 동의하고 수긍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관련하여 정보를 직접 검색하고 읽고 많은 생각 끝에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수술 하루 전날 입원을 하였습니다.
입원 준비물 : 실내화, 컵, 물병, 세면도구, 화장지, 물티슈, 이어폰, 스마트폰 거치대, 충전기, 속옷 등
어찌되었건 수술전 검사를 위해 입원 예정일이자 수술 하루 전, 아침 8시부터 금식을 했습니다. 입원 후, 수술전 검사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그 날의 첫 식사이자 마지막 밥으로 저녁밥 한 끼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밤 12시부터 (어차피 먹을 생각도 없었지만) 수술 예정 시간까지 금식은 물론이고, 물도 마실 수 없었습니다.
한 번도 수술 다운 수술을 받아 본 적 없었기에 너무나도 초조하고 불안. 하반신 마취 후 수술이 들어간다는데 발목 인대 부분만 어떻게 딱 마취는 할 수 없는 건가. 혼자 별별 생각을.
수술 예정 시간이 되어 차디찬 수술대로 직접 걸어 들어갔습니다. 아 수술대가 이렇게 차갑구나- 처음으로 알았네요. TV 드라마에서나 보던 수술대에 직접 누우니 너무나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하반신 마취를 위해 새우처럼 동그랗게 등을 말아 척추 부위에 마취주사를 놓게 되는데요.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어, 마취과 담당의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제가 첫 수술이에요."
"네. 저도 첫 수술이에요." (웃음)
"...제가 마취가 잘 안먹혀요."
"네? 뭐 경험이 있으세요? 첫 수술이시라면서요."
"건강검진을 했는데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할 때 수면마취를 하는데도 그게 안먹혀서 말똥말똥 의식 있는 상태로 받았어요."
"아, 이건 종류가 다른 마취라서 괜찮아요."
"아, 네."
그리고 허리 쪽 시원한 느낌이 들며 마취 주사가 들어갔는데...
"아프세요?"
"네. 아파요."
"네? 아파요? 꼬집은 게 느껴져요? 다리 들어보시겠어요?"
꼬집은 게 느껴지고 다리도 들어지고 하반신 마취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난 특이체질인가봐.
결국 다시 새우등 자세를 취하고 한 번 더 마취제를 투여했어요. 다행히 그 후론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수술을 잘 끝냈습니다. 만약 시간을 돌려 수면마취(전신마취)를 할 지, 부분마취(하반신마취)를 할 지 선택할 수 있다면 전 수면마취를 할래요. 그럴만도 한 게 하반신 마취 후, 후유증이 있었거든요. 거의 1주일 동안 고생했습니다.
제 시간에 소변을 봐야 하는데 마취제가 과하게 투여 되다 보니 소변 보기도 힘들었고, (간호사님 도움으로 인위적으로 소변 빼는 굴욕을;) 6시간 동안 꼼짝 없이 누워 있어야 되는데 6시간 동안 누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위로 올라와 압 차이로 두통이 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마취제가 좀 많이 들어가다 보니 덕분에 -.- 수술한 부위의 통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반신 마취가 풀리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렸기 때문인데요. 무통주사를 달고 있으면서 아플 때마다 무통주사 버튼을 누르거나, 진통주사를 놓아 달라고 해도 되는데 무통주사 버튼을 누른 적도 없고, 진통주사도 맞지 않고 잘 버텼네요.
정형외과 수술이라 음식 제한 없이 다양하게 잘 먹었구요.
두통과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 상대적으로 수술한 발목인대는 아픔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거의 1주일 정도 입원했고, 사실 3일 또는 4일 정도만 입원해도 되는데 전 수술 후 마취 후유증 (수술 부위가 아닌 허리통증과 두통) 으로 인해 좀 더 입원 기간이 길었습니다.
다음날 통깁스 대신 착용하는 에어부츠 보조기를 착용했습니다. 발목인대파열 통깁스 대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말 생소하게 생겼죠?
발목인대 수술 부위 통증 및 부종 감소를 위해 다리를 항상 위로 올리고 얼음팩으로 수시로 찜질을 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발을 땅에 딛지 않도록 정말 신경 많이 쓰고 있구요. 휠체어와 목발이 없으면 조금도 이동이 불가능;;;
이틀 뒤면 수술 후 2주가 되는 시점이라 외래 진료를 받게 됩니다. 드디어 이 무거운 에어부츠 보조기를 벗는 날입니다. 일정에 따르면 봉합사를 제거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수술 후, 처음으로 발을 딛는 날이라 너무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경과는 어떨지...
절개 수술이 아니라, 발목인대 내시경 수술이라 그런지, 수술비가 정말 장난 아니더라고요. 덜덜. 보험 가입되어 있어 다행이에요.
아, 그리고 전 발목인대수술과 별개로 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발목만 접지른 줄 알았는데 주저 앉으며 허리에도 무리가 갔나 봅니다. 아무래도 아기를 안고 있던 상황이다 보니 아기 무게와 제 무게까지...
앉아 있을 때 다리가 저림 증상이 나타나던게 발목인대 수술로 인한 게 아니라, 디스크 주요 증상 중 하나더군요. 여름철에 똑같은 사고가 났더라도 이렇게 다쳤을까... 싶기도 합니다. 겨울철 사고가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이번 사고로 확실히 깨달았네요.
그럼 또 소식 전할게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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