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파 전세, 경기 광주 신축 아파트를 거쳐 다시 강남을 선택하게 된 이유.
연봉이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가 무너졌던 맞벌이의 현실적인 주거 고민 이야기.
연봉이 오르면 삶도 자연스럽게 나아질 줄 알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때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경기도 광주의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는 선택을 했다.
송파 빌라 전세를 정리하고 프리미엄까지 주면서 들어간 집이었다.
신축 아파트, 반듯한 길, 걱정 없는 아이들 통학길, 그리고 양가와 가까운 거리.
그 당시에는 모든 조건이 완벽해 보였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되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출퇴근에 쓰이는 시간과 하루의 에너지였다는 걸.
경기도에서 서울로, 다시 강남으로의 이동을 고민하게 된 이유도 결국 거기에 있었다.
요약 정리
• 송파 전세 → 경기 광주 신축 아파트 → 다시 강남을 고민하게 된 이유
• 문제는 집의 새로움이 아니라 출퇴근에 쓰이는 시간과 에너지였다
• 맞벌이에게 집 위치는 ‘자산’이 아니라 생활의 지속 가능성 문제였다

신축 아파트가 더 좋아 보였던 시절
송파 빌라에서 전세로 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 나름대로 괜찮았다. 빌라였지만 서울이었고, 출퇴근도 지금보다는 수월했다.
다만 아이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때는 솔직히 "아이들 키우기엔 신축 아파트가 최고"라는 생각이 컸다.
엘리베이터, 단지 내 놀이터, 반듯한 동선, 깔끔한 주차장.
게다가 양가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도 시댁과 친정 모두 가까운 곳을 찾는 게 현실적인 선택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경기도 광주 신축 아파트였다.
프리미엄 500만 원을 주고 신축 아파트를 매입했다.
지금처럼 여유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사실 금전적으로 빠듯한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위해서라면"이라는 생각 하나로 결정을 내렸다.

신축 아파트, 분명 장점은 있었다
경기도 광주에 처음 이사 왔을 때는 모든 게 좋아 보였다.
신규 택지지구답게 도로는 반듯했고, 아파트 단지는 깔끔했다.
아이들 통학길도 비교적 단순했고, 위험 요소가 적어 보였다.
무엇보다 양가가 가까워졌다는 점이 컸다.
아이들이 어릴 때라 돌봄이 절실했는데,
시댁과 친정의 도움 덕분에 두 아이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지금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당시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시기에는 그 선택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출퇴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문제는 나와 신랑의 출퇴근이었다.
나는 마포구 공덕, 신랑은 서울 도심.
경기도 광주에서 서울로의 출퇴근은 생각보다 훨씬 고됐다.
처음엔 "적응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 왕복 3~4시간에 가까운 이동이 반복되니
몸이 먼저 반응했다.
아침에 이미 지쳐 있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줄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주말에는 회복만 하느라 또 시간이 흘러갔다.
결국 나는 15년 넘게 다닌 회사에서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
이건 단순한 커리어 선택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에 가까웠다.
강남으로 출퇴근하게 되었지만,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강남에 위치한 회사로 출퇴근 중이다.
이전보다는 분명 가까워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분~1시간 거리의 출퇴근은 여전히 멀게 느껴졌다.
게다가 상황도 달라졌다.
직급이 올라가고, 팀장이 되면서
업무적으로 신경 써야 할 일들이 훨씬 많아졌다.
아이들도 컸다.
첫째는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에 접어들었고,
학업과 생활 전반을 더 신경 써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결국 문제는 돈이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였다
이쯤 되니 깨닫게 됐다.
이건 연봉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세금이나 대출금 조금 아껴졌느냐,
집이 새 것이냐,
아파트 브랜드가 무엇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에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통근에 쓰고 있는가
집에 돌아왔을 때 남아 있는 체력이 있는가
이게 훨씬 중요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나 역시 나이를 먹고,
체력은 분명히 예전 같지 않았다.
시간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지만,
시간이 사라지면 삶의 질이 무너진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됐다.
그래서 다시 ‘강남’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강남을 고민하게 되었다.
사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약 4년 전쯤, 미리 구입해 두었던 강남에 위치한 아파텔이 있었다.
그때는 ‘언젠가’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언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허영도 아니고,
사치도 아니었다.
지금의 생활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다.

돌이켜보면, 모든 선택은 그 시점의 최선이었다
송파 빌라 전세도,
경기도 광주 신축 아파트도,
그리고 다시 강남으로의 이동도.
모두 그 시점에서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크고,
나의 역할과 체력이 바뀌면서
최선의 기준이 달라졌을 뿐이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집의 크기나 새것 여부만 보지 말고
‘나의 하루 에너지 흐름’을 꼭 함께 계산해 보셨으면 좋겠다.
집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회복하기 위한 공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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