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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워킹맘 현실

승진했는데 왜 기쁘지 않을까|연봉보다 먼저 드는 생각들

by 버섯공주 2026.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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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자 발표 이후 연봉보다 삶의 균형을 먼저 고민하게 된 워킹맘 직장인의 현실

승진자 발표를 보며 기쁘지 않았던 이유. 부장 승진 이후, 임원을 앞둔 워킹맘 직장인이 느끼는 연봉보다 먼저 드는 현실적인 고민들.

회사에서 최근 승진자 발표가 있었다.
조용히 명단을 훑어보다가
문득 몇 년 전의 내가 떠올랐다.

2023년,
나 역시 그 명단 위에 이름을 올렸던 사람 중 하나였다.
부장으로 진급하던 해였다.

그때는 분명 축하를 많이 받았고,
스스로도 ‘여기까지는 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요즘 승진자 발표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그때와는 조금 다르다.


내가 직접 승진한 건 아니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

이번 승진자 발표에서
나는 당사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지금 내 직급에서
다음 단계는 더 이상
일반적인 의미의 ‘승진’이 아니다.
임원이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문 앞에 서 있는 상태다.

그래서인지
축하보다 먼저
불안이 떠올랐다.

부장 승진 이후 임원이라는 다음 단계를 앞두고 커리어의 정점에서 느끼는 직장인의 불안

일반 직장인으로서의 ‘마지막 정점’에 와 있다는 감각

회사 생활을 하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계단을 오른다.

대리, 과장, 차장, 부장.
각 단계마다 목표가 있었고,
“다음엔 여기”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계단이 끝나 보이기 시작한다.

부장 이후의 길은
더 이상 모두에게 열려 있는 길이 아니고,
선택과 경쟁, 그리고 불확실성이 섞인 영역이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승진을 ‘기쁜 소식’이라기보다
삶 전체의 구조를 다시 바꿔야 할지도 모르는 사건으로 느끼고 있다.


임원이 되면, 연차가 없다는 사실


내가 알고 있기로
임원이 되면
연차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물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연차를 써서 자리를 비운다’는 개념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 생각이
요즘 들어 유난히 마음에 걸린다.

왜냐하면
나는 단순히 회사원인 동시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연차를 육아의 안전장치로 사용해온 워킹맘 직장인의 일과 가정 사이의 현실적인 풍경



연차는 ‘휴가’가 아니라, 엄마로서의 안전장치였다



아이를 키우며 일해 온 시간 동안
연차는 단순한 휴식 수단이 아니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학교에서 급히 연락이 왔을 때
돌봄 공백이 생겼을 때

그때마다
연차는
‘엄마로서 역할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였다.

그런데 임원이 되면,
그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더 높은 직함을 얻는 대신,
엄마로서의 선택권을 일부 내려놓게 되는 건 아닐까?


이 질문은
연봉이나 명함보다
훨씬 무거웠다.

사실 이런 생각은 이번 승진자 발표에서 처음 든 건 아니다.
연봉이 올라가도 삶의 체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나는 이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느껴왔기 때문이다.
[연봉이 오를수록 체감이 나빠지는 이유]



그래서 승진이 꼭 좋은 일이라고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승진을 앞두고 불안해진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승진은 더 이상
‘앞으로 가는 일’이기만 하진 않다.

책임은 더 커지고
시간은 더 줄어들고
역할은 더 복잡해진다


그리고 그 변화가
내 삶 전체를
정말 더 나은 방향으로 데려갈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꼭 먼저 승진한다고 해서,
그게 가장 좋은 선택일까?

 

승진을 다시 바라보게 된 이유


예전에는
승진이 곧 성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의 기준이 조금 달라졌다.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어떤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
회사 밖의 역할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연봉보다, 직함보다
더 중요해졌다.


기쁘지 않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혹시 당신도
승진자 발표를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면,

그건
야망이 사라져서도,
욕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만큼
삶을 여러 역할로 동시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인으로서의 나,
엄마로서의 나,
한 사람으로서의 나.

그 모든 것을 고려하다 보면
승진 앞에서
마음이 마냥 가볍기만은 어렵다.

특히 맞벌이로 살아가다 보면
직함이나 연봉보다 더 중요한 선택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이건 승진의 문제라기보다,
맞벌이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승진은 여전히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모든 시점에
같은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지금의 나는
조금 늦어도 괜찮고,
조금 다른 선택을 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연봉보다 먼저 드는 생각들이
불안이었다면,
그건 내가
내 삶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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