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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혼내줄게" 한마디에 빵터진 웃음

· 댓글개 · 버섯공주

남자친구의 "혼내줄게" 한마디에 빵터진 웃음 - 연애 잘하는 법, 연애 싸움 피하는 법

무척 오랜만에 포스팅으로 인사 드리는 듯 합니다. +_+ 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최근 퇴근 시간이 늦어지면서 블로그는 물론이고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시간도 쫓기고 있어요.

 

흑흑. ㅠ_ㅠ

 

투정이 싸움으로 이어지는 건 한 순간

 

"이제 집에 가는 거야?"
"응. 엄청 늦었지?"
"그러네. 전 날 출근해서 다음 날 퇴근하네."
"응. 휴..."
"에구. 힘내."
"응... 고마워."

 

한동안 회사일이 갑자기 잔뜩 몰리면서 하루하루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습니다. 그 와중에 종종 문자로, 전화로 건네오는 남자친구의 위로가 따뜻하게만 들렸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_-; 

 

처음엔 정말 위로가 되었던 남자친구의 인사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는 스트레스와 피곤함 때문인지 위로가 위로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

 

"언제 집에 가?"
"몰라. 늦게."
"몇 시?"
"몰라. 일 많아."
"에구. 어떡해. 밥은 먹으면서 해. 힘내."
"응. 고마워..."

 

몸이 지치는 만큼, 마음도 지쳐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던 우리의 대화는 일방적인 저의 투정과 불만으로 가득차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부드러웠던 말투가 딱딱해지고, 좀 더 상냥했던 대화가 퉁명하게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죠. 회사 일이 많아 야근이 잦아지고, 제 몸이 피곤해지는 건데 왜 그 속상함을 남자친구에게 표출하게 되는 건지 말이죠. -.-

 

투정을 부리는 저의 반응에 남자친구도 처음엔 진심으로 어떡하냐며 위로하다 점차적으로 어떤 의무감에 사로잡혀 마지못해 위로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만큼 당사자인 저 못지 않게 남자친구도 힘들고 속이 상한거죠.

 

연애 초기엔 이쯤되면 늘 싸우곤 했습니다.

 

 

'여자친구 투정을 받아 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내가 너의 직장상사도 아닌데 왜 내게 화를 내는거야? 왜 내게 투정 부리는거야?' 라며 말이죠. 하지만 몇 년간 이런 저런 고초를 겪은 대인배 남자친구는 +_+ 이제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빤히 제 속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어떤 말보다 강렬한 '혼내줄게!'의 위력

 

"어디야?"
"회사."
"아직? 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 회사에서 너 혼자만 일해? 아, 정말 그 XX 삐...XX 내가 가서 혼내줄까? 정말 내가 열나네."

 

어째서일까요. 

늘 차분하고 진중한 남자친구가 저를 위해 열을 내며 흥분하니 어째서인지 갑갑했던 제 속이 뻥 뚫리는 듯 했습니다. 요 며칠 새 들은 '힘내'라는 말보다 오히려 더 힘이 나는 것 같았어요.

 

"크크. 오빠. 하하하"
"왜? 좋아?"
"응. 좋아! 너무 좋아!"
"아, 이런 반응을 기대한거야?"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오빠가 그렇게 나 대신 열내고 화내주니까 속이 뻥 뚫려!"

 

남자친구의 "혼내줄게!"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어디야? 내가 당장 가서 혼내줄게!"

 

정말 혼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기 보다는 막상 남자친구가 저 대신 열을 내고 혼내주겠다고 말하니 제가 오히려 남자친구를 달래며 (워- 워-) 마음을 고쳐 먹게 되더라고요. 아, 정말 날 걱정하고 위해주는 든든한 내편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여자친구가 기대하는 건 남친의 '훈계'가 아닌, '내 편'

 

"난 너네들과 이야기하는게 너무 좋아. 남자친구는 내가 요즘 힘들다고 투정 부렸더니 만 힘든 줄 아냐고.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냐고. 여자는 군생활을 안해봐서 그렇다며 잔소리를 하는데 어찌나 듣기 싫던지."
"근데 대부분의 남자 스타일이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능숙하지. 여자친구들처럼 맞장구 쳐 주는 건 서툰 것 같아."
"훈계나 충고를 바라고서 남자친구에게 이야기 하는 게 아니잖아. 그리고 너네들과 이야기 할 땐 좀 더 편하게 마음에 안드는 사람 있으면 막 욕도 하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남자친구 앞에선 그러지 못하니까."
"그러고 보니 나도 남자친구 앞에선 좀 가리는 편인 것 같네. 대부분 그렇지. 남자친구가 멋있는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나도 남자친구 앞에선 예쁘고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으니까."

 

여자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할 때면 '공감'을 바라고 이런 저런 속상했던 일을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듣는 상대방은 철저히 이야기를 하는 이의 편에 서서 공감하고 끄덕여 줍니다.

 

'맞아. 나 같아도 힘들었겠어.'

'아, 진짜? 그 사람 정말 좀 그렇다.'

'그런 일이 있었어? 정말 짜증났겠다.'

'그럴 땐 확 엎어버려야 되는데 말이야.'

 

하지만 남자친구 앞에선 본의 아니게 혹은 의도적으로 숨기고 싶은 모습이 있는터라 ㅡ.ㅡ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꾹꾹 눌러 담게 되는데요. 그래서 남자친구와 달달한 연애를 하면서도 여자친구들과의 수다가 생각나는가 봅니다. 

 

 

이 날, 남자친구가 내뱉은 '혼내줄게!'라는 말과 다소 격한 남자친구의 표현에 웃음이 나온 이유도, 실은 제가 표현하고 싶었지만 차마 남자친구 앞이라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남자친구가 대신하여 질러준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고마워. 오빠 덕분에 한참 웃었네."
"뭐야. 이런 격한 반응을 좋아하는거였어?"
"오늘만 예외야."
"그래. 힘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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