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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초기, 돈 때문에 헤어질 뻔한 이유

· 댓글개 · 버섯공주

연애초기, 돈 때문에 헤어질 뻔한 이유 - 직장인, 학생 커플의 고뇌

"오늘 어디서 만나?"
"아, 미안. 오늘 아무래도 못 만날 거 같아."
"왜?"
"아, 다른 급한 일이 생겨서. 미안."

 

남자친구가 대학생이고, 제가 사회초년생이던 시기. 

 

지금으로부터 4년 전쯤. 아마도 그 때가 서로에게는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나름대로, 저도 제 나름의 이유로 이런 저런 소소한 갈등이 생겨 가장 위태로웠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거기다 가끔 툭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만남을 미루던 남자친구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바쁘면 직장인인 내가 더 바쁘지. 학생인 남자친구가 더 바쁘겠어?' 라는 못된 생각도 갖고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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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를 한다는 생각에 들 떠 있다가 약속이 취소될 때면 배신감에 휩싸이기 일쑤였습니다.

 

'정말 나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건가?'

 

그러다 남자친구가 말하는 그 '급한 일'이라는 것이 뭔지 궁금해졌습니다. 꼬치꼬치 캐 묻는 건 뭔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묻지를 않았었는데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생기니 '대체 왜!!!' 꼭 그 이유만은 꼭 알아야겠더군요.

 

"대체 그 급한 일이라는 게 뭐야?"

 

이런 질문을 하지 않던 여자친구가 갑작스레 질문을 하니 남자친구도 무척 당황스러웠나 봅니다. 거기다 일관된 대답이 나오지 않고 알 듯 모를 듯 주저리 핑계를 늘어놓는 듯한 남자친구의 모습이 더욱 수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상상해선 안될 상황까지 상상하게 되더군요.

 

급기야 너무 속이 상해 "뭐야? 진짜 사실대로 말 안 할 거야? 앞으로 내 얼굴 안 볼 거지?" 라는 협박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럼, 지금 갈게.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하자."
"왜? 좀 전까진 못 만난다더니 왜 갑자기 말 바꿔?"

 

안 된다고 하더니 다시 된다고 하고, 만날 수 없다고 하더니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하고. 좀처럼 이해되지 않던 남자친구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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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돈 때문이더군요.

 

"어떻게… 염치 없게… 여자친구한테 돈 없어서 못 만난다고 어떻게 말하겠어."
"왜? 왜 그걸 말 못해? 나한테 말하면 되지. 오빠가 돈이 부족하면 내가 더 내면 되고. 꼭 돈이 있어야만 데이트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공원 같은 곳을 함께 거닐어도 되잖아."
"아냐. 넌 그렇게 쉽게 말하지만, 그리 간단한 게 아니야. 넌 몰라."
"내가 뭘 몰라."

 

여자친구에게 해 주고픈 건 많은데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하면서 무척 힘들었던 남자친구. 저 또한 남자친구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좀처럼 그런 속마음을 이야기 해 주지 않는 남자친구가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겐 강해 보이고 싶고, 듬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돈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꺼내긴 힘들지."
"그래도 연인 사이엔 비밀은 없어야 되는 거잖아."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 같은 거야."
"여자가 말하지 않으면 남자도 알 수 없듯이, 여자도 남자가 말해주지 않으면 알 수 없어. 난 나쁜 상상까지했잖아."

 

졸업을 앞둔 학생 신분의 남자친구와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

 

서로의 생활 패턴도 다르고 상황도 달라 연인으로 만나면서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적어도 우리 커플은 문제 없이 잘 만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커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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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돈 때문에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만나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다는 것을 좀 더 일찍 눈치 채지 못해 남자친구에게 무척 미안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데이트를 미루거나 횟수를 줄이려 하기 이전에 여자친구인 제게, 먼저 솔직하게 돈 때문에 요즘 좀 힘들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면... 하는 생각에 서운하기도 했고요.

 

만약, 남자친구가 끝까지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며 진솔하게 그 상황을, 그 이유를 말하지 않고 숨겼다면 우리 커플이 지금까지 연인 사이로 오래 함께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제 멋대로 그린 상상('다른 여자가 생겼어!' '애정이 식었어!')을 진실이라 믿으며 이별을 선언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여자의 직감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남자친구가 이야기 해 주지 않는 깊은 속마음까지 꿰뚫을 수는 없으니 말이죠.

 

남자가 여자의 속마음을 100% 읽어 낼 수 없듯이, 여자 또한 남자의 속마음을 100% 이해하고 간파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하더라도 숨기고 싶은 고민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고민으로 인해 연인 사이, 싸움이 잦고 위태로운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면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진솔하게 대화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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