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로 여러모로 고생하고 계신다. 병원에 입원하셔서 치료를 받고 계시는데, 어제 오랜만에 어머니와 외출을 하려다 전혀 뜻밖의 봉변을 당해 너무나도 황당하여 글을 남긴다.
바로 어제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한 강북삼성병원과 적십자병원 옆을 지날 즈음. 그것도 오후 5시 쯤 되는 이른 저녁 시간이었다.
왠 낯선 남자분(50대 초반으로 보이는)이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걸어 오셨는데 나 또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최대한 도로 한쪽면으로 붙어 걸어가고 있었다.
별 문제 없이 쭈욱 걸어가는 듯 하더니 그 사람이 갑자기 고개를 어머니 쪽으로 돌리더니 어머니를 향해, "확!" 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팔을 들어 올렸다.
본능적으로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어머니의 팔을 강하게 붙잡았으나 만약 그가 그대로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했더라면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었을 터.
어머니와 나.
모녀가 나란히 걸어가는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폭력을 행사하려 한지는 모르지만, 정말 억울하고 황당했다. 어머니는 쫓아가려는 나를 붙잡고, 혹여나 일이 커질까봐 쉬쉬 거리며 나를 붙드셨지만.
그 상황에서 뒤돌아 가는 그를 향해 온갖 욕()을 퍼붓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도 좀처럼 억울한 마음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112에 신고해야 하는걸까. 폭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진 않았기 때문에 신고꺼리는 되지 않는걸까. 경찰은 이런 건으로 신고를 하면 어떻게 대처할까. 등등.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가던 와중에 이런 일을 겪고 나니 가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저 길을 걷는 것일 뿐인데, 길을 걷는 것도 이렇게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게 현명한 건지, 팁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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