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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탈출, 열정을 가진 그들을 만나다

· 댓글개 · 버섯공주

이른 시각 출근하기 위해 오르는 지하철은 늘 그러하듯 붐비고 붐빈다.

온몸에서 열이 나고 숨이 턱턱 막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시간 30분 거리. 강북에서 강남으로 향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을 서서 시선은 최대한 책에 고정시키고 그렇게 출근했다.

 

남들이 그렇게 멀리 이사가면 오고 가는 시간도 아까운데다 몸이 힘들어서 어떡하냐고 물을 때에도 웃으며 멀리 이사가면 오가는 동안 책을 볼 수 있으니 좋지 않냐고, 그리고 그렇게 서 있고 오가면서 움직이는데 오히려 운동이 되지 않겠냐고 대답을 하곤 했었다.

 

어제는 통 풀이 죽어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떼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몸이 힘드니 마음도 힘들다. 아니, 더 정확히는 마음이 힘드니 몸이 힘든 것 같다. 그래도 회사로 출근 도장은 찍고 연차를 쓰더라도 그렇게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상사에게 보고를 하고 양해를 구한 뒤, 나의 업무를 마무리 짓고 밖으로 나왔다.

 

몸은 아프다고 하는데도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잠실 롯데캐슬에 위치한 교보문고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른 아침, 모두 출근하여 바쁜 하루를 시작하는 때이다. 주중, 9 30. 이 시각에 밖을 나와 있는 것이 얼마만인가. 그래서일까. 평소 보지 못했던 광경을 보게 되는 듯 했다.

 

종종 롯데캐슬 식당가로 가 밥을 먹곤 했는데, 식당가에는 나와 같은 평상복을 입으신 아주머니들이 주방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분주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보문고 앞으로는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큰 덩치를 소유한 경비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그 앞을 지키기 위해 흔들림 없이 서 있었으며 그 안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정렬하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로 청소가 한창이었다.

 

어찌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모습인데 한 컷, 한 컷으로 고스란히 나의 눈에 들어왔다. 일상적으로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그렇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그분들도 모두 나처럼 바쁘게 하루하루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다. 식당 아줌마, 경비원 아저씨, 배달 아저씨 등등 일상적으로 부르는 그 분들도 모두 자신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다.

 

난 사무실 안에서 모니터를 보며 일을 하는데 비해 이 분들은 직접 몸으로 뛰시며 땀 흘리는 분들이다. 잠깐, 일 때문에 힘들다고 징징거렸던 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이 분들은 이렇게 추운 날씨에 밖에서 힘들게 일하시는데도 힘들어 하시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보다 더 능숙하게 보다 더 신속하게 행동할 뿐.

세상 밖을 잠시 잊고 있었나 보다. 이른 아침, 추운 날씨 속에 이렇게 힘든 여건 속에서도 웃으며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 나도 그 분들처럼 힘들어도 더 많이 웃고, 힘들수록 나의 일을 더 능숙하게 더 신속하게 정확하게 처리 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세상 밖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주중엔 늘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사무실에만 갇혀 있었고, 주말엔 집에서 쉬거나 친구들과 만남을 갖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 같다.

 

이 날, 한참 동안 주위를 둘러보며 바쁘게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눈에 차곡차곡 담고자 노력했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많은 사람들.

 


나도 그 열정을 다시 불태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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